2011년 11월 25일 금요일

11월 넷째주 비밀들(메일)


늦은 업데이트 사과드립니다.

개인적인 사정과 더불어 여러분의 아픈 사연을 보는 것이
제 마음에도 짐이 되었던 한 주 였습니다.

하지만 보내주시는 많은 응원의 글에 힘을 얻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엽서도 많이 도착하였는데 스캔본에 계속 오류가 생기네요.
다음주에 곧 올리겠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웃는 게 진짜인 줄 아나봐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행복한 척, 즐거운 척 하면서
웃는 것도 이젠 너무 지쳐요.
그냥 다 놓아버리고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



나는 매일 먹고 또 먹어요 자기제어가 없어요
나는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을 매일 죽여요 마음속으로 나는 살인자에요
나는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마는 있지만 애비없는 자식이라는 소리가 싫어요
나는 장애인 동생이 창피하고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요
하지만 난 겉모습은 착한 누나니깐 오늘도 잘해줘야겠죠
나는 내자신이 혐오스러워요 나는 다중인격인거 같아요
매일매일 눈을 뜰때마다 내가 누군지 생각해요
나는 잘하고 싶은건 많지만 하고 싶은건 없어요 그냥 죽고 싶어요 어서빨리
뭘 원하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나는 지금 이 글을 적으면서 내가 이상한걸 느껴요
정신과에 가고 싶지만 사람들 눈이 무서워요
나는 우리집과 가족을 창피해해요

이런내자신이싫고 토나와요 매일매일 나한테 욕해요 넌 죽어도 싸다고






말하고 싶어 "나는 여자가 좋아"라고
너희들 앞에 서있는 지금의 난
진짜 내가 아닌 것 같아
그렇지만 말할 수 없어
이제까지 너희들이 겪어 온 나를
부정할까봐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무서워
이게 바로 내가
너희들 앞에서도 커밍아웃에서도
자꾸 도망치고 있는 이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