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6일 금요일

3월 셋째주 비밀들 (메일)


엄마, 이제야
엄마 마음 이해해요
나도 우울증이 걸렸거든요




난 사실 그 새벽에 다 듣고 다 보았어요
살을 손바닥으로 때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고
문을 살짝 열었는데 아빠의 등이 보였고
엄마의 두 눈과 양쪽 뺨이 빨겠어요
나는 지금 엄마와 따로 살아요
아빠는 내게 엄마가 바람을 피웠다고 했어요
엄마는 계속해서 아니라고 말해요
무엇이 진실일까요? 나는 모르겠어요
아빠는 예나 지금이나 날 사랑한다고 말해요
밥도 차려주고 청소도 해주고 학교도 데려다줘요
하지만 난 그런 모든 것들이 숨이 막혀요
아빠가 날 정말로 사랑했더라면 내게서
두 분의 엄마를 빼앗아가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난 가끔 자살하고 싶은 믿음직한 큰딸이에요




저는 7살때 아동성폭력을 당했어요.
그때 이후부터 남자들이 제옆에만 앉아도 몸이
덜덜 떨리고 남자들을 사귀지 못하겠어요.
그리고 저는 자살을 생각해요. 처음엔 생각만 했는데,
이젠 목매달을까 약을 먹을까 방법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길직전 까지 갔었어요.
그리고 전 생각해요. 누군가 절 이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구원해주길을... 그런데 이런 생각도 해요.
저는 영원히 구원 받을 수 없을거라고.




나에게 내 성정체성이나
그걸로 인한 사람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그 언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언니도 제발 나를 보고싶어했으면 좋겠어요

사랑한다고 딱 한번만 말하고 싶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그림을 잘 그려요 재능이 있고 미쳐있어요
하지만 저는 이제 공부에 집중해야 할 나이이고 그림만 그려서는 안되요
한국이 너무 미워요 저는 그림을 안그리면 죽을 것 같아요
저는 결혼도 하지 않을거에요 그림을 너무 사랑하거든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제 손과 몸과 눈과 머리가
너무 사랑스러워요 정말 진심으로 저는 그림만 그릴 수 있다면 행복하거든요
근데 한국이라는 나라가 저를 자꾸만 슬프게해요 너무 아파요
그냥 아무나 와서 제 재능을 인정해주고 저를 데리고 떠나줬으면 좋겠어요
그림마 그리다 죽게요
제가 사는 이유는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에요